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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교육은 깊은 영성에 기반한다] CTS칼럼-중앙성결교회 한기채 목사

2022-05-24

기독교 사학(私學)이 신앙교육을 하는 것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학생들의 학습 선택권과 종교의 자유를 들면서, “학교가 자발적으로 모인 교회도 아닌데 귀한 수업 시간을 할애해서 신앙적인 내용을 교육한다”고 비판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대개 교육을 객관적인 지식이나 정보를 전달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실 작금의 학교 교육은 가르치는 자나 배우는 자로부터 지식을 분리시키고, 유용성을 위한 도구로 치부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과거의 것을 암기하는 교육, 진학이나 취업을 준비시키는 교육은 있어도, 현재의 변화를 위한 교육이 보이지 않습니다. 교육에 있어서 현재가 빠져있습니다.

교육의 본질은 총체적인 삶의 변화에 있고, 잠재태를 현실태로 바꿔주는 데 있습니다. 본래 전통적인 교육은 앎과 삶, 학문과 인격이 서로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습니다. 이론적인 지식과 실천적인 지식이 별개가 아니었습니다. 앎이 삶으로 연결될 때에만 우리의 앎이 비로소 진리에 이를 수 있습니다. 진리는 앎이 삶에 담길 때 나타납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소개하실 때, “내가 곧 진리다”라고 선언하셨습니다. 여기에 성육신의 신비가 있습니다. 예수님은 삶으로 앎을 나타내셨습니다. 그의 삶은 온통 살아 있는 진리입니다.

교육의 진정한 목표는 참된 지식의 육화(embodiment)입니다. 현재의 학교 교육이 지식과 기술의 전수에 그친다면, 아니 그보다 못하게 학위증을 따는 과정에 불과하다면, 원래의 교육에서 너무 멀어진 것입니다. 삶과 인격이 변하지 않는 교육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아무런 결단도 요구하지 않는 교육이 교사나 학생을 어느 면에서 편안하게 놔둘지 모르지만, 결국 가르치는 자나 배우는 자 모두 자기 분열의 위험에 노출됩니다. 우리가 아는 지식이 우리를 변화시키지 못한다면, 그 지식은 종내에는 죽음으로 이끄는 지식이 될 것입니다. 현대는 지식을 기술로 이용하려고만 하기 때문에 앎과 삶이 그 본질적인 관계를 상실하게 되었고, 급기야 짐승의 얼굴을 한 지식들이 세상에 난무하고 있습니다. 지식과 행동, 학문과 인격, 앎과 삶의 분리는 원래적 의미의 지식과 학문의 타락을 의미합니다.

현대 지식의 실패는 아는 것을 실천하지 않는 문제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더 깊이 들어가면 앎이 사랑으로부터 발원하지 않았다는 데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이런 지식은 사람으로 하여금 세상과 대립하게 하고 때로 세상을 파괴했습니다. 행복을 위해 추구한 지식이 자기를 멸망시키는 ‘죽음에 이르는 지식’이 된 것입니다. 성경을 기록한 히브리적 사유에서 보면 ‘안다’(히, 야다)는 깊은 의미의 ‘사랑’과 통하는 것입니다.

참된 교육의 모본을 보여야 하는 우리로서는 학문과 지식이 깊은 영성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알려야 합니다. 특별히 영성과 기도는 참된 지식을 추구하는 과정을 인도하는 횃불이 됩니다. 교육이 기도로부터 시작되지 않는다면, 우리를 참된 진리로 인도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의 교육이 호기심과 지배욕과 이기심을 추구하고, 사랑에 기초하지 않고 사랑을 목적하지 않는다면 교육은 틀림없이 타락합니다. 영성은 교육의 기초이며 과정이며 목적입니다.
CTS 칼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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