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크기조절
글자색상조절
배경색상조절

뉴스방송

현재 뉴스

[포스트 코로나, 한국교회는?] - CTS칼럼 충정교회 옥성석 목사

2020-05-07

요즘 시중에는 '코로나19 발생 이전 세상은 이제 다시 오지 않는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이런 말 속에는 어쩌면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과도한 두려움이 묻어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문명사의 패러다임을 꿰뚫는 냉철한 통찰도 깔려 있다고 봐야 합니다. 코로나가 창궐하자 '사회성을 자제하자. 가능하면 만나지 말자, 사회적 거리를 두자.' 이 분위기에 교회만 예외일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교회는 선제적, 자발적으로 동참하였습니다. 그래서 교회들은 지금까지 한 번도 가지 아니한 길을 가고 있는 것입니다. 예배당은 몇 달째 썰렁하기 그지없습니다. 설교자는 빈 공간을 향하여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성도의 교제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통하여 하나님은 교회에, 그리고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주시려는 것일까요? 분명한 것 하나는 코로나19 사태 이후를 준비하지 않으면 교회가 큰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교회 생태계 파괴가 이미 심각해졌기 때문입니다. 최근 한 목회연구소에서 "코로나 이후에는 기독교인 스스로 교회관 결핍, 예배관 붕괴, 기본 신앙관 혼란을 겪으며 30~50%는 원상회복이 더딜 것이다. 교인의 10%는 교회 포기자가 될 것이며 심각한 경우 교인의 50%만 남아서 신앙생활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서둘러 '포스트코로나'를 준비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예배론과 교회론을 다시 재정립해 나가야 합니다. 먼저, 삶의 예배를 심각히 고려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한국교회는 앞만 보고 부흥의 가도를 달려왔습니다. 1866년 대동강변에서 토마스 선교사가 순교하면서 전해준 성경을 시작으로 150여 년의 짧은 선교역사를 지녔지만, 한국교회는 현재 약 4만여 교회와 1200만 명의 신자를 품고 있습니다. 이 부흥의 핵심이 무엇이었습니까? 그것은 '예배'였습니다. 함께 모여 드리는 예배를 무척이나 소중히 여기며 강조해왔습니다. 주일예배를 포함, 한 주일에 10회 이상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갖가지의 대형 집회, 부흥회가 기획되었습니다. 기도원의 집회는 어떠했습니까? 이런 다양한 예배가 부흥의 원동력이었습니다. 지금도 교회들은 주일집회는 물론 새벽기도까지 버스를 동원하여 자기 교회로 교인들을 불러 모으고 있습니다. 이렇게 모이는 예배를 중요하게 생각하다보니 이를 수용할 수 있는 건물을 지어야한다는 생각에 집착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보이는 건물, 모이는 공간이 교회가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이제는 각자의 삶의 현장에서, 삶의 예배를 어떻게 드려야할 지를 가르쳐야 한다. 그 방법을 교회가 알려줘야 합니다.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제사로 드리라 이는 너희의 드릴 영적 예배니라. 이 말씀을 마음에 새겨야 합니다.

또 하나, 흩어지는 교회를 심각히 고려해야 합니다. 예배에 참여한 성도들이 이제 삶의 현장에서 말씀을 듣고 그 말씀에 순종하기 위해 갈등하며 몸부림치게 만들어야 합니다. 초대교회의 예배에 참여한 자들을 보라. 받은 말씀을 지키기 위하여 세계 인구가 2억 5000만명 밖에 안 될 때에 1000만 명이 순교했습니다. 종교개혁 당시는 어떠했던가? 어림잡아 8,700만 명이 순교했습니다.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인류사에 가장 밝은 빛을 비춘 자들을 순교자들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과연 삶의 현장에서 빛과 소금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빛의 열매는 모든 착함과 의로움과 진실함이라고 했습니다. 이 세 가지는 작은 교회인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 입니다. 이제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삶의 예배를 심각히 고려하면서, 흩어지는 교회가 되기를 힘쓸 때 한국교회는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지금까지 CTS칼럼이었습니다.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