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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학교 위기인가?

2012-09-12



앵커: 한국교회에 어린이 예배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목회자들 사이에선 절반 이상의 교회가 어린이 예배를 드리지 않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인데요. 중소형 교회의 경우 어린이 담당 교역자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아 문제가 더 심각합니다. 정희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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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경기도 광주시에 위치한 이 교회는 건축 직후부터 7년째 교육 담당 부교역자를 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교단은 물론 타교단에서도 두세명 지원해와 면접도 보고, 실제로 얼마간 사역을 하기도 했지만 곧 그만뒀습니다. 목회자로서의 사명감이 약해진 건 아닌지 아쉬운 마음이 들지만 좀더 나은 사역 환경과 여건을 기대하는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김영인 목사 / 복있는교회

어린이부는 담임목사의 사모가 전담하고 있습니다. 3명의 교사 중 1명은 담임목사의 대학생 딸입니다. 담임목사와 사모, 교사들이 돌아가며 설교를 하고, 예배 후 공과공부는 세 개 반으로 나뉘어 진행됩니다. 교육 담당 교역자가 없다보니 노회와 교단에서 개최하는 교사강습회에 참여하거나 장기적인 교육 계획을 세우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김영인 목사 / 복있는교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교회는 어린이 전도와 교육을 사명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교회학교에 출석하는 어린이 대부분이 불신자 가정의 자녀들로서, 가정 구원의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점차 노령화되는 지역 특성상 어린이 부흥은 곧 교회의 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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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교회의 미래인 어린이들을 위한 지원과 관심이 더욱 필요한 것 같은데요. 취재 기자와 좀 더 자세히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스튜디오에 정희진 기자 나왔는데요. 정기자, 한국교회 교회학교, 어렵다고 하는데 현실이 어떻습니까?

기자: 네, 1980년대까지만 해도 교회학교는 장년 수와 비슷한 규모를 자랑했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접어들면서 정체기를 맞았고 2000년대 들어 감소 현상을 겪고 있는데요. 어린이들이 교회를 떠나는 원인에 대해 목회자들은 대부분 ‘출산율 감소’를 지적합니다.하지만 연도별 출산율을 살펴보면, 1985년 1.66명, 1990년 1.56명, 1995년 1.63명, 2000년 1.47명 등으로 주일학교 감소와는 다르게 완만한 하향곡선을 보이고 있습니다. 출산율이 감소해 교회학교 규모가 작아진다고 합리화할 수 없다는 거죠. 앵커: 정확한 원인 분석이 먼저 이뤄져야 할 것 같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교회학교 전문가들은 어린이 예배가 쇠퇴하는 원인으로 교회의 무관심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담임 교역자들이 장년 전도와 목회에 치중한 나머지 어린이 사역을 등한시 한 결과라는 겁니다. 교회 내 편중된 재정 운용도 문젭니다. 교회 재정의 대부분이 장년사역과 해외선교 등에 집중되면서 교회학교 예산이 줄어들게 되는데요. 그마저도 대부분 사역자의 급여로 들어가고, 재정이 열악한 경우 사역자 급여를 제대로 주지 못하거나 아예 사역자 구하는 걸 포기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앵커: 개교회뿐 아니라 교단 차원의 대책도 필요해 보입니다.

기자: 네, 우선은 교회학교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인식 전환이 담임목회자들에게 급선무인 것 같습니다. 교단 차원의 변화도 뒤따라야 하는데요. 총회는 교회학교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서 정책을 개발하고 전문 사역자들의 활동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교회학교 프로그램과 공과도 중요하고, 교사들의 열심도 좋지만 책임지고 교육을 담당할 전문 사역자들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신학교에 재학하면서 교회 교육 전도사로 사역하는 신학생들의 전문성을 키워주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형교회들을 제외하고 많은 중소형 교회에서는 신학생들이 교육을 담당하는 파트타임 교육 전도사로 사역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이들이 어린이에게 맞는 교육방법을 배우고 적용할 수 있게끔 신학교 커리큘럼이 다양화될 필요가 있고요. 또 중요한 게 사례비 문제입니다.교회학교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교회 대부분이 미자립교회인 만큼 교육 담당 사역자의 사례비 마련도 쉽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최근에는 신학생과 이미 신학교를 졸업했지만 마땅한 사역지를 찾지 못한 준비된 인재들에게 교회학교 맞춤형 교육을 실시한 후 개교회로 파송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데요. 한국 교회학교 목회자 수급에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
‘차세대열방선교회’는 정규 신학대학교와 대학원 재학 중인 신학생 중, 교회학교 사역에 관심이 있는 이들을 교육해 전문 사역자로 세운다는 취지로 올해 초 설립됐습니다.
선교회에서 교육을 받은 후엔 국내 개척교회, 소형교회, 농어촌교회, 병원, 아동복지센터 등에 ‘교육선교사’로 파송하는 게 목표입니다.

신준식 목사 / 차세대열방선교회 이사장

이사장인 신준식 목사 역시 지난 10여년 교회를 개척해 사역하면서 교회학교 목회자 수급의 어려움을 실감했습니다. 부교역자를 둘 재정이 안 되고, 담임목사 혼자 고군분투하는 현실 속에 교회학교 부흥은 점차 더 어려워 졌습니다. 차세대열방선교회는 개교회가 조달하기 힘든 사례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후원 교회, 기독교 기업을 발굴해 사역자와 일대일로 연결하는 ‘파송’ 개념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신준식 목사 / 차세대열방선교회 이사장

이를 통해 교회는 교회학교 일꾼을 얻고, 신학생과 예비 목회자들이 사역지를 찾지 못해 발생하는 목회자 수급 불균형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기자: 눈앞에 보이는 피상적인 교회성장 뿐 아니라 교회와 교단, 신학교 모두 책임감과 사명을 가지고 교육 전문 사역자 양성에 힘쓸 때 한국교회의 미래인 어린이 교회학교가 살아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정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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