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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 카니발로 사라진 사순절과 부활절

2012-03-09

앵커 : 예수의 고난과 죽음에 동참하는 사순절기간입니다. 네덜란드에서는 전통적으로 사순절이 시작되기 전 카니발을 여는데요. 하지만 흥청망청 퇴색적인 축제만 즐길 뿐 진정한 사순절과 부활절의 의미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합니다.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에서 김선희 특파원이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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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 네덜란드 남부에 위치한 역사 깊은 도시 마스트리흐트. 조용했던 마크트 광장에 형형색색의 갖가지 의상을 차려입은 사람들이 하나 둘 등장합니다. 하인, 귀족, 광대 등 독특한 모습으로 변장한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져 춤을 추며 흥겨운 행렬을 이어가자 광장은 어느 새 뜨거운 열기로 달아오릅니다. 밤이 깊어지자 거리는 흥청망청 취한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찬송가 곡조에 맞춰 흥얼대는 사람들, 거리 곳곳에 나딩구는 깨진 술병과 술잔들. 마스트리흐트는 매년 이맘때면 이러한 카니발이 3일 동안 계속 됩니다.

애드린 파샤/ 네덜란드
“음악과 사람들 또 빨강 초록 노랑의 의상들, 이 모든 게 굉장해요!”

그랏트/터키
“출장차 여기에 왔는데요, 일부러 카니발 기간으로 날짜를 잡았어요.
평생에 한 번쯤은 이런 행사를 보고 싶었습니다.”

마스트리흐트 카니발은 금욕과 금식을 하며 경건하게 보내야하는 사순절이 시작되기 전 충분한 휴식과 자유의 시간을 갖기 위해 생겨난 전통적인 행사입니다. 하지만 최근 카니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금욕기간인 사순절을 위한 심신의 준비보다 단순히 먹고 즐기는 행사로만 전락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사순절과 부활절의 의미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베르트 /경찰
“(카니발 기간에) 사람들이 아무데나 소변을 보기도 하고 싸움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경찰)이 출동을 하는 겁니다. 그게 우리의 일이니까요.”

마스트리흐트 현지 교회와 성도들은 카니발이 끝나고 사순절이 시작됐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며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현지 교회는 카니발 기간을 특별기도 기간으로 정하고, 하루 30분씩 릴레이 기도를 펼치는 등 사순절 회복을 위해 앞장서고 있습니다.

켄트 리느웨 목사 / 다마스커스 로드 인터내셔널 교회
“길거리에서 취하기도 하고, 어린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온갖 의상을 입고 황당하고 기괴한 행동들을 합니다. 분명히 그보다 더 좋은 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주님이 그 길이죠. 우리는 사람들이 주님을 알기를 원합니다. 거기에 참 자유와 기쁨이 있기 때문이죠.”

단순히 먹고 마시는 축제로만 이어지고 있는 마스트리흐트 카니발에 묻혀 십자가 고난에 동참하는 사순절과 부활절의 의미는 잊혀져 가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에서 cts김선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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