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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사모 고충多

2011-09-15



앵커: 목회자 남편을 여의고 교회 돌봄을 받지 못해 극빈층으로 전락하고 있는 목회자 유가족과 홀사모들이 주변에는 많은데요. 안타까운 사연들이 언론에 수차례 노출됐지만 이들은 여전히 팍팍한 삶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새롬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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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사모들이 사택을 내주고 교회와 이별을 하는 순간부터 현실과 가장 먼저 부딛히는 것은 집 없는 서러움입니다. 대부분의 한국교회 사모가 그렇듯 남편 목회자를 도와 교회중심의 생활을 해왔기에 당장 경제활동에 나서기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난 1988년 협심증으로 목회자 남편을 천국으로 보낸 전순애 사모도 전국을 방황하다 헛간 생활까지 할 정도로 힘든 나날을 보냈습니다.

전순애 사모 / 1988년 남편 소천아는 전도사님께서 소식을 듣고 오셔서 시골 헛간이라도 드릴테니 죽을 먹더라도 같이 살자고 데리러 오셨더라고요.

자녀들도 큰 혼란과 고통이 따릅니다. 잦은 이주로 전학이 반복되고 사회적응에 오랜 시간이 걸리면서 정신적 후유증이나 우울증에 빠지기도 합니다.
14살 때 아버지를 잃은 박은진 목사는 중학교를 다니는 것조차 힘들었다고 말합니다.

박은진 목사 / 전순애 사모 장남

특히 사모들에게 가장 힘든 것은 교회를 하루아침에 떠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모의 일을 하나님이 주신 사명으로 인식하고 열심을 다해 교회를 섬겨왔지만 남편의 부재로 사모도 설 자리를 잃을 수 밖에 없습니다. 목회자인 남편을 도와 30년간 심방과 철야를 함께 하며 교회를 섬겨온 이정정 사모도 1997년 남편이 위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정든 교회를 떠나야 했습니다.

이정정 사모/1997년 남편 소천
앵커) 홀사모들에 대한 관심, 이젠 한국 교회가 발벗고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취재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박새롬 기자, 목회자 남편이 갑작스레 소천하면 홀사모들이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압박과 혼란을 경험할 것 같은데요?

기자: 예장통합 사회봉사부가 2007년 발표한 목회자유가족 실태보고서에 따르면 목회자 유가족의 월평균 소득은 80만원으로 최저생계비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었습니다.
특히, 남편 목회자가 젊거나 부교역자 신분으로 소천할 경우 어린 자녀들을 둔 홀사모들은 극빈층으로 전락하고 마는데요.

이러한 상황이 언론에 수차례 노출됐지만 짧은 기간동안 한시적인 지원을 받는데 그쳐 지원이 끊기면 또 다시 옛 생활로 돌아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목회자 유가족 중에 종교적 회의를 느껴 결국 기독교를 떠나게 되는 경우도 있다는 겁니다.

김지하 목사 / 세계성막복음센터

앵커) 참 마음 아픈 현실인데요. 홀사모 지원에 대한 움직임이 곳곳에서 시작됐다고요?

기자) 네 홀사모들을 경제적, 정서적으로 돕는 단체들을 찾아가봤습니다. 복된교회 이영희 목사님을 중심으로 한 기독교천사운동연합이 폐차 기부라는 독특한 아이디어로 홀사모 돕기에 나섰습니다.

폐차를 처리할 경우 10년 전에는 운전자가 비용을 지불했지만 현재는 고철 값 상승으로 폐차할 때 일정액의 보상금을 받습니다.

폐차를 기부한 운전자들의 폐차처리를 위탁받아 이 때 발생하는 수익금으로 목회자 유가족을 돕는데 사용하게 됩니다. 전국 교회들이 폐차 기부에 동참할 경우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홀사모를 돕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수배 사무총장 / 기독교천사운동연합

기독교대한감리회의 홀사모 모임인 '예수자랑사모선교회'는 정기적으로 모이며 서로를 격려하고 기금을 마련해 형편이 어려운 홀사모를 돕고 있습니다.

직접 토종된장과 고추장, 간장 등을 만들어 판매하고 수익금으로 홀사모 생활비와 자녀 장학금을 지원합니다.

예자회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실의에 빠진 사모들을 사명자로 일깨우는 것입니다.

이정정 회장 / 예수자랑사모선교회

예수자랑사모선교회는 홀사모들이 모여 나라와 민족을 위해 24시간 중보하는 선교센터 건립을 꿈꾸고 있습니다. 갈 곳 없는 홀사모들의 거처와 자활사업, 선교사 쉼터 등으로 활용하기 위해섭니다.

앵커: 목회자 유가족을 돕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니 참 다행인데요. 앞으로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기자: 네 우선 교단 차원에서 목회자 유가족에 대한 정확한 실태 조사를 선행해야 할 것입니다. 또 홀사모가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조사해 사모들의 직업개발 프로그램이나 경제지원 등 현실에 맞는 정책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목회자 남편과 함께 한국교회의 발전을 위해 헌신했던 홀사모와 유가족들인 만큼 이방인으로 취급하기보다 이들의 홀로서기가 외롭지 않도록 한국교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보여줘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박새롬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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