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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이슈 코리아 1주년

2011-07-26


지난해 7월 홈리스들의 경제적인 자립을 위해 창간한 ‘빅이슈코리아’가 창간 1주년을 맞이했는데요. 사회에서 소외돼 자신감을 잃어가던 사람들에게 희망의 소식지가 되어 준 빅이슈코리아의 어제와 오늘. 최기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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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리스에게 합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자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기 위해 창간된 빅이슈코리아. 지난해 7월 창간호 5000부로 첫 발을 내디딘 빅이슈는 홈리스 판매원들의 용기에 많은 사람들의 재능 기부가 더해져 매달 판매부수 2만부를 넘어서는 문화 매거진이 됐습니다.

안병훈 팀장 / 빅이슈 영업국

지난 1991년 홈리스의 자활을 돕는 소셜 엔터테인먼트 매거진을 기치로 영국에서 창간한 빅이슈는 세계 10개국에서 14종이 발행되고 있으며 영국에서만 매달 60만부가 판매되고 있습니다. 노숙자들에게 단순히 돈과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활동에 참여하면서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게 했던 빅이슈 판매는 땀흘려 일한 소득의 즐거움과 함께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하는 계기가 돼 줬습니다.

안병훈 팀장 / 빅이슈 영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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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기를 잡아주면 하루양식이 되고,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면 평생양식이 된다는 말이 우리 사회에 그대로 적용된 사례가 아닌가 싶은데요. 최기영 기자와 함께 홈리스들에게 낚시법 교육의 장이 돼 주고 있는 빅이슈 판매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최기자, 지난 1년 동안 빅이슈의 판매 부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이와 함께 빅이슈를 판매하는 분들도 늘어나고 있다고요?

기자) 네. 홈리스 생활을 벗어나 빅이슈를 판매하는 사람들을 일명 빅판이라고 부르는데요. 창간 당시 9명이었던 빅판은 현재 40여명으로 늘어났습니다. 강남역과 광화문, 신촌역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서울 시내 31곳에서 빅판들을 만날 수 있는데요. 그 중 한 곳으로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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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석 / 빅이슈 판매원
행복을 나눠드리는 행복한 잡지, 자활잡지 빅이슈가 16호가 나왔습니다.

오후 햇살이 뜨겁게 내리쬐는 신사역 8번 출구. 이곳은 빅이슈와 함께 하루를 보내는 빅판 오현석씨의 일터입니다. 1년 전만 해도 오갈 데 없는 노숙인으로 술독에 빠져 있던 그는 빅이슈를 만난 뒤 포기를 모르는 사람이 됐습니다.

오현석 / 빅이슈 판매원
전에는 쉽게 포기하고 어디가서 말도 잘 못하고 했는데, 빅이슈를 계기로 목표도 세우게 되고 열심히 살아가게 됐습니다.

빅판으로 활동하는 동안 하루 수익의 절반을 저축하고, 100만원 이상의 돈을 모으는 자립 조건을 이룬 현석씨는 지난 6월 임대주택 입주의 꿈을 이뤘습니다. 함께 거주하는 빅판들과 살림살이를 장만해가는 행복이 쏠쏠하다는 그는 빅이슈를 구입할 때 전하는 시민들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삶의 원동력이라고 말합니다.

오현석 / 빅이슈 판매원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살라고 하는 말 한마디 한 마디가 제게 큰 힘이 되고요. 힘든 것도 잊을 만큼 열심히 판매하게 되더라고요.

앞으로 가정을 이뤄 사랑하는 사람과 서로 존중하며 살고 싶다고 수줍게 고백하는 현석씨. 하루 9시간, 대중들에게 행복한 잡지를 소개하는 빅판으로서의 삶은 이 시대의 노숙인들에게 ‘자활과 자립’이라는 멀지않은 목표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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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잃어가던 자신감을 찾으면서 180도 변화된 삶을 사는 빅판들을 보니까 내 일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 수 있었는데요. 이 분들이 일 만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고요?

기자) 사실 정해진 시간 동안 판매 활동을 하고, 주말에 빅이슈를 판매하는 것은 빅판들의 자율에 맡기고 있기 때문에 남는 시간 동안 과음에 빠지거나 무기력한 생활을 하고 있지는 않을까 걱정을 했었는데요. 빅이슈 코리아에서는 재능기부를 통해 빅판들에게 다양한 문화생활 참여를 독려하고 있었습니다. 빅이슈 축구단 활동을 통해서 주말에는 거리가 아닌 잔디 경기장을 누비고 있었는데요. 특히 지난해에는 2003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는 홈리스 월드컵에 처음으로 출전했고, 오는 8월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대회에도 참가할 예정입니다. 또 특이하게 재능기부를 통한 발레 교습도 이뤄지고 있었는데요. 빅판들은 발레를 통해서 바른 자세도 배우고 거리에 서있을 때 피로해지기 쉬운 하체도 단련한다고 합니다.

앵커) 발레리노가 된 빅판들의 모습이 정말 인상적인데요. 창간 1주년을 맞은 빅이슈가 발견한 앞으로의 과제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기자) 빅이슈가 전문가들의 재능기부를 통해 이뤄지는 만큼 전 세계 유명인사들은 초상권 기부를 통해 빅이슈를 알리는 한편 직접 빅판들의 판매 도우미 활동을 펼치기도 하는데요.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유명인사들의 참여가 많이 부족한 상태라고 합니다. 오현석씨와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저도 잠깐 동안이나마 판매 도우미가 돼 보았는데요. 무더운 날씨 가운데 빅이슈를 외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희망과 행복을 전하는 마음만큼은 그 어떤 기부 못 지 않았습니다. 빅이슈코리아는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작더라도 자신의 재능 기부를 통해 희망을 꽃피우는 일에 동참하길 소망한다고 전했습니다.

안병훈 팀장 / 빅이슈 영업국


앵커) 정말 나눔이라는 것이 큰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관심에서 시작한다는 것, 그리고 용기를 내서 도전하는 것이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장이었던 것 같습니다. 최기영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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